통일신라의 여성 탐정 : 설자은, 불꽃을 쫓다(설자은 시리즈 2) - 정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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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늦게 태어난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데, <설자은, 불꽃을 쫓다> 작가 후기에 이 시리즈를 초등학생, 중학생 독자들도 많이 읽는다는 대목을 읽고 엄청난 부러움을 느꼈다. 내가 초등학생, 중학생일 때는 <용의 눈물>을 보고 <소년 탐정 김전일>을 읽었는데, 요즘 초등학생, 중학생들은 정세랑 작가가 쓴 설자은 시리즈를 읽는구나. 이런 시리즈를 인생 첫 역사물, 추리물로 접하는 어린 독자들이 너무 부럽다. (나 다시 태어날래 ㅠㅠ) 설자은 시리즈는 소설가 정세랑이 처음 도전하는 역사소설이자 추리소설, 시리즈물이다. 배경은 통일신라의 수도 금성(지금의 경주)이며, 육두품 집안 설씨 가문의 딸 미은이 세상을 떠난 오빠 자은을 해 남자 행세를 한다는 설정이다. 시리즈 1편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에서 자은(미은)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금성으로 돌아왔다. 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백제 유민 목인곤과 알게 된 자은은 그를 식객으로 들여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결하다 왕의 눈에 띄어 집사부 대사로 임명된다. 1편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읽을 때에도 느꼈지만, 설자은 시리즈는 그동안 조선이나 고려 등에 비해 덜 다뤄진 감이 있는 통일신라 시대의 역사와 정치, 사회상과 문화를 배우는 데 있어 좋은 교재가 될 것 같다. 신라 통일기에 중앙에 배치된 9개 군부대를 일컫는 '구서당'에 신라인뿐 아니라 백제, 고구려, 말갈인 등 피정복민이 포함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신라시대에 지방에 설치한 작은 서울을 이르는 5개 특수 행정 구역을 일컫는 오소경이 어떤 식으로 기능했는지 등 교과서로 배울 때에는 관념적, 추상적이었던 개념을 소설에서 다시 보니 더욱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상상이 된다. (어린 독자들이 부럽다
22) 여성이지만 남자 행세를 하며 살고 있는 설자은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젠더가 일종의 역할극임을 보여주는 점도 흥미롭다. 자은의 오빠인 호은은 자은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자은에게 의지할 존재가 되기는커녕 자은에게 신세 지는 일이 더 많다. 산아의 남편 진오룡은 자은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꿈에도 모르고 산아와 자은의 관계를 의심하는데, 그 의심이 헛된 것으로 밝혀질지 아닐지는 시리즈가 더 진행되어 봐야 알 것 같다(뜻밖의 백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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